2022.10.14 - [마을이야기/고강1동] - [골목잔치] 골목잔치로 정보도 얻고, 한글도 배우고!
지난번 골목잔치에서 이야기를 나눴던 한글모임이 시작되었습니다.
모임하는 장소로 가니 어르신들은 벌써부터 자리에 앉아 계셨습니다.
모임때 함께 약속한대로 복지관에서는 교재와 간식을 준비하고, 보라어르신은 함께 배울 친구분들을 모아오셨습니다
오늘은 세분의 어르신이 오셨습니다.
최성자 어르신은 9살때 6.25전쟁이 터져 제대로 된 한글교육을 받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장화자 어르신은 최성자 어르신이 한글을 배운다고 하니 자신도 잘 모른다고 따라 오셨다고 합니다.
최성자 어르신은 옛날에 한글을 배울때 사용하던 책과 필통을 꺼내어 봅니다.
챙겨온 연필은 함께 수업을 듣는 어르신들에게 나누어주기도 합니다.
짜리몽땅한 연필들은 황희자통장님이 칼로 깍아주십니다.
황희자 통장님이 준비해둔 깍두기 공책은 어르신들에게 나누어집니다.
통장님은 먼저 어르신들에게 이름을 써보자고 제안합니다.
어르신들은 공책에 꾹꾹 자신들의 이름을 적어봅니다.
보라 어르신은 자녀들에게 이름을 쓰는 것만 배웠다고 합니다.
장화자 어르신은 자신의 이름 초성만 써서 보여줍니다.
통장님이 어르신 성함을 또박또박 써서 보여줍니다.
이름을 써보는 것이 다 끝난 이후에는 고강동을 써보기도 하고 합니다.
최성자 어르신은 자신의 주소를 쓰면서 옛날에는 다 썼던 것들인데 까먹었다고 하십니다.
“어르신 배우면 다시 잘쓰실 수 있어요, 그리고 원래 배우다가 안배우면 깜박깜박 잊어요”
“그래도 나보다 잘쓰잖아! 그 정도면 잘쓰는거야”
어르신들은 어려워도 황희자 통장님이 이끄는대로 잘 따라와주셨습니다.
첫 모임은 어르신들이 한글을 얼마나 잘 아시는지 확인해보기 위한 자리였습니다.
어르신들은 한글을 배우면 가장 먼저 해보고 싶은 일은 핸드폰을 잘 다뤄보는 일이라고 합니다. 한글 모르니 문자가 와도 무슨 말인지 모르고, 핸드폰을 잘 다루기 어렵다고 합니다.
“어르신들이 배우기 편한 날에 모임이 진행되니까, 빠짐없이 빠지지말고 오세요”
한글을 배우는 것에는 꾸준함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또 만약에 한글을 집에서 연습하다가 궁금한 점이 있으면 이 자리로 오세요. 연락처도 알려드릴게요.”
황희자 통장님은 어르신들 공책마다 자신의 연락처를 써주십니다.
“오늘 첫 모임이 어떠셨어요?”
“가까운데서 배울 수 있어서 좋아”
“선생님이 자상하게 가르쳐줘서너무 좋구만, 그리고 너무 멀먼 갈려고해도 귀찮아질때가 많아”
“토요일에 배울 수 있어서도 좋아, 평일에는 병원도 가고, 일도 해야하고 토요일에 배울 수 있음이 좋아”
“우리를 이렇게 가르쳐주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니에요, 그렇지않아요?”
“가끔은 어르신들한테 쓴소리도 할거에요”
어르신들이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쑥스러웠는지 농담을 하시기도 합니다.
황희자 통장님은 나중에는 일기장도 나눠드릴거라고 합니다.
“어르신들 일기장을 드릴거에요, 거기에 배운것을 짧게라도 써보기도 하고, 나중에는 시도 쓰고, 글도 쓰고”
통장님 말씀에 복지관에서는 어르신들이 일기장을 쓰시면 책을 내어드리는 것을 약속했습니다.
다음주부터는 두 어르신이 또 참여해주신다고 합니다.
황희자 통장님과 5명의 어르신이 함께하는 한글모임,
황희자 통장님의 재능나눔에 감사하며 어르신들의 배움에 대한 열정을 응원합니다.
서울시 복지재단 정책연구실 연구실 연구팀장 안기덕의 「커뮤니티케어(community care) 정착을 위한 이웃관계망 강화의 의미」를 보면
몸이 불편한데 도와줄 사람이 없을 때 정기적이고 일상적인 공적 돌봄서비스는 매우 긴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서비스만으로 일상의 행복을 누리기란 쉽지 않다. 국가 중심의 사회보장시스템은 인간의 문제와 욕구를 보편적인 것으로 인식하여 사회구성원들의 집합적 연대와 참여를 제도화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문제와 욕구의 다양성과 다면성을 간과함으로써 지역의 자발적이고 자생적인 회복능력을 해체했다(한동우, 2013)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이러한 '회복능력'은 쉽게 풀자면, 주민들이 동네에서 재미있고 즐겁게 주체적으로 살 수 있고 서로를 돌볼 수 있는 능력일 것이다.
'새로운' 돌봄은 이렇듯 기존의 돌봄에 더해, 주민의 역량과 이웃의 힘을 믿는다. 첫째, 문제와 해결에서 좋은 삶의 성장으로, 둘째, 필요의 관리에서 역량 개발로, 셋째, 매매와 거래의 문화에서 모든 관계의 포괄로 등이다.
주민의 역량을 강화하고 강점을 발견하는 것, 이웃과 동네활동을 통한 재미와 즐거움을 키우는 것, 결국 이렇게 이웃관계망을 확장하고 강화하는 것이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한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이 한글 모임이 어르신들의 이웃관계망을 확장하고 강화하는 것이 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배움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어르신들의 삶을 풍요로워졌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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