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종합사회복지관

야간 탐방 계기

 

초여름 이현옥 통장님과 텃밭에 심을 모종을 수령하러 가기 전에 지역에 대한 통장님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통장님이 생각하시기에 85통에서 가장 먼저 해결되어야 할 문제는 ‘무단 투기된 쓰레기’와 ‘밤이 되면 어두운 골목길’이었습니다.

경인고속도로와 은데미 공원 사이에  58통이 있습니다.

복지관과 함께 하면 무언가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이야기하셨다고 합니다. 그간 관계 맺으며 함께 다양한 사업을 진행한 덕분에 보다 편하게 말해 주신 것 같습니다. 시간에 맞춰 모종을 수령해야 해서 길게 대화할 수 없었습니다.

 

다음에 날을 잡아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때는 통장님 외에도 이 문제에 관심 갖고 계신 다른 분들과 함께 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얼마 뒤에 통장님께 연락이 왔습니다. 함께 이야기 나눌 주민을 구하셨는지 묻자 2~3명 정도 함께 할 주민이 있다고 하십니다. 마을을 개선하기 위해 꾸준히 이야기 나누셨을 통장님의 노력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약속한 시간에 맞춰 신선마트에 도착했습니다. 처음 뵙는 두 분의 주민과 통장님이 미리 모여 계셨습니다. 세 분 모두 지금 살고 계신 곳에서 최소 10년 이상 거주하고 있다고 하십니다. 

 

“뜨내기”가 많아 주민 간 인사 나누는 일도 없어지고, 지역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없다고 하셨던 통장님께 큰 힘이 되어주실 것 같습니다.

 

이것만 바뀌면 참 좋을 텐데

 

첫 만남. 고강종합사회복지관과 수주팀에 대해 설명드린 뒤 통장님이 이야기하셨던 두 가지 어려움 중 어두운 보행 환경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이야기 나누기로 했습니다.

 

 

“저녁이 되면 동네가 너무 어두워요.

다른 곳에 비해 가로등도 띄엄띄엄 있는 것 같고,

빛 자체가 어두운 것 같기도 해요. 

 

“어둡다 보니까 저쪽 공원에서 밤늦게까지 술 마시고, 떠드는 사람도 있었어요.

이 동네 사는지, 다른 곳에서 오는지 모르겠지만 조금만 밝아지면 그러지 않을 거예요."

 

"큰 길도 큰길인데 빌라 사이사이가 엄청 어두워요.

어르신들이 많이 사시다 보니까 밤에 나오셨다가 넘어지는 일도 자주 있어요.

조금만 헛디디면 다칠 수 있으니까요.”

 

마을에 사는 주민이라 느낄 수 있는 구체적인 문제와 그로 인한 어려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어두운 야간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반딧불이 사업을 진행했던 것이 생각나 여쭤봤습니다.

 

“반딧불이 처음에 했을 때는 도움이 됐죠. 그런데 

몇 년 있으니까 어떤 건 고장 나고, 어떤 건 훔쳐간 사람도 있어요."

 

통장님은 할 수 있는 것부터 해 보자고 하십니다. 사는 곳이 얼마나 어두운지 기록하기 위해 야간에 나와 어디가 가장 어둡고, 위험한지 탐방할 것을 제안하십니다.

 

함께 이야기 나누던 주민 중 한 분은 그런 활동을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하셨지만 "그냥 밤에 운동하듯 함께 걸으면서 해보자”라고 하시는 통장님의 말에 설득당하셨습니다. 장마 지난 뒤 7월 말쯤 만나기로 했습니다.


야간 탐방

이현옥 통장님, 마을 주민 몇 분과 함께 이야기한 지 한 달이 조금 넘었습니다. 장마 끝난 뒤 만나기로 했는데 날씨가 들쭉날쭉해서 약속 잡기가 어려웠습니다. 

 

다행히 통장님과, 수주팀 사회복지지사, 그리고 마을 주민 몇 분이 함께 만날 수 있는 날이 생겼습니다. 비도 오지 않아 주민 분들이 다 같이 입을 모아 이야기했던 ‘어두운 동네’를 살펴보기 딱 좋은 날입니다.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 이현옥 통장님과 이야기 나누고 있으니 한 분, 한 분 신선마트로 모이는 주민 분들. 지난번에 함께 뵌 분도 있지만 아닌 분도 있습니다.

 

“여기는 고강종합사회복지관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이고, 

오늘 우리 동네 얼마나 어두운가 같이 보러 나왔어~”

 

통장님이 소개해주신 뒤 본격적인 야간 탐방을 시작합니다. 주민분들의 안내에 따라 조금 이동하니 한 여름 저녁 9시라고 하기에는 너무 어두운 곳들이 많습니다. 

빌라의 동과 동 사이. 이곳은 사유지로 구분되기 때문에 쉽사리 가로등을 설치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넘어지고, 다치는 일도 종종 있다고 합니다. 가로등을 설치하기 어려운 이런 곳에는 몇 해전 복지관에서 진행한 반딧불이 사업에 사용한 조명을 달면 좋을 것 같습니다.

 

빌라를 벗어나니 산길이 나타납니다. 숲 속이 잘 보이게 정리되어 있고, 조명도 잘 켜져 있지만 반대편 길에 있는 작은 공원은 어두워 보입니다. 

“그래도 지금은 많이 나아진 거야. 예전에는 저 공원 안에 큰 의자가 있으면서도 어둡다 보니까

늦게까지 술 마시고, 시끄럽게 하는 사람도 많았어.”

 

잘 꾸미면 많은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관리를 안 하는 이유를 여쭤봤더니 얼마 전까지는 개인이 소유한 땅이었고 최근에 시에서 매입에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하십니다. 

 

공원 반대 방향으로 쭉 걸어오니 이내 어두운 골목이 펼쳐집니다. 가로등이 있긴 하지만 골목과 마주하고 있는 아파트 구역에 있는 나무가 높게 자라 불빛을 가리고 있습니다. 자라난 나무를 조금만 정리하면 밤에도 안심하고 다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통장님 따라 한 바퀴 돌고 나니 마을에 어두운 곳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큰 공사가 필요한 것보다는 조금씩 관심을 가지고 손보기만 해도 훨씬 안전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함께 하기

마을을 한 바퀴 돈 뒤 통장님께 어떻게 도움드리면 좋을지 여쭤봤습니다.

 

“내가 며칠 뒤면 동 회의에 가니까 

오늘 둘러본 내용을 정리해주면

가서 이야기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함께 한 주민 분들의 의견을 모아 가장 먼저 정비해야 할 네 곳을 뽑은 뒤 함께  탐방한 장소와, 위험성 개선 방안을 정리해 통장님께 전달드렸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회의 결과가 궁금해 통장님께 전화드렸습니다. 

 

“통장님 어떻게 도움이 좀 되었을까요?”

 

“그럼요~ 가져간 종이를 동 담당자가 사진 찍어 갔어요. 꼼꼼히 신경 써서 보겠다고.

나중에 정비되면 바로 알려줄게요~! 같이 마을 다니고, 이렇게 정리까지 해 줘서 고마워요~!”

 

이웃이 안전한 환경에서 생활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일하시는 통장님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덕분에 많은 주민 만나고, 몰랐던 마을 이야기도 알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이야기 나누며 마을에 필요한 일을 찾아 함께 하도록 하겠습니다.

 

-카메라 특성상 밤거리가 실제보다 밝게 찍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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