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둔 9월, 고리울청소년센터 공유주방에
나눔·보듬봉사회 회원들과 마을 어르신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이번 활동은 「함께하는 맛의 시간」 두 번째 시간으로, 음식을 만들어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어르신들과 봉사회 회원들이 직접 만나 음식을 만들고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조금 더 가까워지는 자리로 마련되었습니다. 오늘 함께 만들 음식은 추석을 대표하는 음식인 송편이었습니다. 여기에 시원한 식혜도 준비해 함께 나누어 먹기로 했습니다.
활동은 어르신들을 모시고 오는 것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공유주방에 하나둘 모인 어르신들과 봉사회 회원들은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고, 간단한 안내 후 자연스럽게 둘러앉아 송편을 빚기 시작했습니다. 이날에는 청소년들도 함께했습니다. 송편을 직접 빚어보는 것이 처음이라는 청소년들은 처음에는 반죽을 얼마나 떼어야 하는지, 소를 어떻게 넣어야 하는지 몰라 주변을 살폈습니다. 그러자 어르신들이 자연스럽게 선생님이 되어주셨습니다.
“그렇게 하면 터져. 가운데를 이렇게 눌러서 소를 넣고 오므려야지.”
어르신들은 손으로 직접 모양을 보여주며 송편 빚는 방법을 하나하나 알려주셨습니다. 청소년들도 어르신들이 알려주는 방법을 따라 서툴지만 정성스럽게 송편을 만들었습니다. 청소년들은 활동을 마친 뒤 “처음에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을 못 잡고 있었는데 어르신들이 알려주셔서 좋았다. 재미있었다.”며 소감을 전했습니다.




송편을 빚다 보니 자연스럽게 옛날이야기도 이어졌습니다. 한 어르신은 자신이 만든 송편을 바라보며 “나는 송편을 잘
빚어서 우리 아이들이 다 예뻐.”라며 웃으셨습니다. 송편을 예쁘게 빚으면 예쁜 아이를 낳는다는 옛이야기부터 명절이면 가족들이 둘러앉아 함께 송편을 만들었던 기억까지, 송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여러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집에만 있는 것보다 이렇게 나와서 하면 뭐든지 좋아~.”
한 어르신의 짧은 말에는 이번 활동의 의미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특별한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함께 모여 음식을 만들고,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얼굴을 보는 시간이 어르신들에게는 일상의 활력이 될 수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날은 나눔·보듬봉사회 박은주 회장님의 시어머니도 함께 자리했습니다. 그동안 가까이에서 가족으로 바라보던 며느리가 봉사회를 꾸리고 회원들과 함께 마을을 위해 활동하는 모습을 직접 보신 뒤 “자랑스럽다.”는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짧은 한마디였지만 그동안 봉사회가 쌓아온 시간과 노력을 가까운 가족에게 인정받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활동을 거듭하면서 달라진 모습은 음식 만드는 과정에서만 보이지 않았습니다. 회원들은 활동에 필요한 물품을 자연스럽게 챙기고, 지원사업에 필요한 물품 사진과 활동사진도 빠뜨리지 않고 기록했습니다. 예전에는 담당자가 하나씩 안내해야 했던 행정적인 부분들도 이제는 회원들이 먼저 확인하고 챙기는 모습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함께한 시간이 쌓이면서 나눔·보듬봉사회가 단순히 활동에 참여하는 봉사단을 넘어, 스스로 활동을 운영하고 기록해 나가는 주민모임으로 조금씩 성장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성스럽게 빚은 송편이 완성된 뒤에는 식혜와 함께 나누어 먹으며 한동안 담소를 이어갔습니다. 남은 송편은 회원들과 함께 정성스럽게 포장했고, 복지관을 통해 지역 내 식생활 지원과 안부 확인이 필요한 어르신들께 전달했습니다.
이번 「함께하는 맛의 시간」에서 가장 반가웠던 변화는 봉사회 회원들과 어르신들의 관계였습니다. 처음에는 봉사회가 음식을 준비하고 어르신들이 참여하는 자리였다면, 이제는 함께 음식을 만들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조금씩 얼굴을 익혀가는 사이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어르신들은 청소년에게 송편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 선생님이 되기도 했고, 봉사회 회원들과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생활과 옛이야기를 나누는 이웃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관계는 이번 송편 만들기로 끝나지 않습니다. 앞으로 나눔·보듬봉사회는 어르신들과 함께 마을을 걸으며 환경을 살피는 줍깅 활동과 가을 나들이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음식을 매개로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누던 관계가 이제는 함께 무엇인가를 해볼 수 있는 관계로 조금씩 변화하고 있습니다.

송편 하나하나를 함께 빚으며 쌓은 오늘의 시간이
앞으로 마을 안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든든한 시작점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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