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아주 많이 내렸던 7월 23일,
빗속을 뛰어다니던 두 여자아이들이 있었습니다.
그 아이들은 우리가 건네는 인사에
짧게 대답만 하고, 멀리 달아났습니다.
다음 날, 그 아이들을 또 만났습니다.
그 아이들이 우리에게 먼저 다가왔습니다.
"어제 빗속에서 뛰어다녔던 거 너네 맞지?"
"네 맞아요"
이렇게 운명적으로 만난 아이들은
초등학교 3학년이라고 했습니다.
아이들과 빙고 게임, 지옥 탈출 게임을 했습니다.
놀다보니 아이들이 태권도 가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너네 배드민턴 좋아해?"
"네!"
"다음주 월요일에 비 안오면, 같이 배드민턴 칠래?"
"좋아요."
"그럼 그때봐~"
이렇게 다음을 기약하며 아이들과 헤어졌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공원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비가 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다음날, 아이들이 올까?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배드민턴 장비를 갖고 공원에 나왔습니다.
다행히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고,
그네를 타고있는 아이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들을 기억하고 기다린 듯 했습니다.
"배드민턴 안쳐요?"
"비가 조금씩 오는대 괜찮겠어?"
"태권도 관장님한테 혼나면 돼요."
정말 배드민턴을 치고 싶었는지
비를 맞아도 괜찮다고 고집을 피웠습니다.
다행히 비가 한두방울 씩만 떨어졌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이,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2시반에 공부방 가야한다고 했지 않아?"
"2시50분까지 가도 돼요."
아이들이 공부방에 가는 시간을 계속 미루길래,
달래고 또 달래서 요구르트를 손에 쥐어주고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쌤들 언제까지 있어요?"
"우리 이제 곧 갈거야.
그리고 오늘이 마지막이야."
아이들이 매우 아쉬워했습니다.
몇 번 보지 않아서 그들에게 우리가 중요한 사람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나 봅니다.
아이들에게 재밌는 추억을 제공해준 것 같아서 뿌듯했습니다.
7월 24일,
접이식 탁자, 종이와 필기구를 들고
무작정 찾아갔습니다.
우리가 벤치 주변에 탁자를 설치하자,
모든 어르신들이 우리에게 주목하셨습니다.
그 중 관심을 보이신 아주머니 세 분과 함께
빙고 게임과 그림 그리기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처음엔 어색해하시고 몰라서 못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천천히 설명해드리며 같이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게임의 방법을 이해하신 후에는 매우 즐거워하셨습니다.
그러자 주변에 계시던 할아버지도 궁금하신지...
"여기 뭐하는 곳이야?"
"같이 그림 그리실래요?"
"종이 한장 줘봐."
이 할아버지는 매화와 난을 열심히 그리셨습니다.
옆에 계시던 할머니께서 “할아버지 미대 나왔어요?
그림 잘그리시네.”라고 말씀하실 정도로,
할아버지는 그림을 정말 잘 그리셨습니다.
서로 몰랐던 어르신분들이 그림 활동을 통해
즐겁게 대화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어르신들에게 활동을 제안하면
'늙어서 싫다, 머리가 굳어서 못한다, 하기 싫다.'
스스로 한계를 정하시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활동을 하면 재능도 많으시고,
재미있어 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지역사회사업 '주민 만나기' 실습 덕분에
주민들과 관계 맺는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주민들의 잠재력을
발견하는 사회복지사가 되어야 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서연화, 이주성 실습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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