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6일,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한 늦가을 날씨 속에 나눔·보듬봉사회의 다섯 번째 활동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활동은 시작 전부터 예상치 못한 일들이 있어 평소보다 조금 더 분주하고 기억에 남는 하루였습니다.


활동 하루 전, 장을 보기 위해 모인 자리에서 회장님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습니다. 평소 손발이 척척 맞아 대량 조리를 든든하게 책임져 주시던 '베테랑' 봉사자 세 분이 피치 못할 사정으로 참여가 어렵게 되셨기 때문입니다.
혹여나 무리가 될까 싶어 "회장님, 너무 힘드실 것 같으면 일정을 다음으로 조금 미루는 건 어떠세요?"라고 조심스럽게 여쭈었지만, 회장님과 총무님의 대답은 단호했습니다.
"어르신들이 기다리실 텐데, 날을 잡았으면 꼭 해야죠. 약속인데요."
하지만 걱정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일손이 부족해 고생할 봉사자들과 장소를 내어주는 센터 분들의 식사조차 챙기기 어려울까 봐 "이번엔 우리 식사는 건너뛰자"며 미안해하셨습니다.
하지만 힘들게 봉사한 뒤 함께 나누는 따뜻한 밥 한 끼는 참 소중합니다. 식사도 식사지만, 함께 이야기 나누며 활동에 대한 소감을 나누고, 다음 활동에 대한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밥은 복지관에서 즉석밥이랑 김치 챙겨갈 테니 걱정 마세요!"라며 회장님을 안심시켜 드리고 헤어졌습니다.


다음 날 아침, 고리울청소년센터 공유주방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텅 비어 있을 줄 알았던 주방이 평소보다 더 많은 봉사자분들로 북적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찌 된 영문인지 여쭤보니, 회장님과 총무님께서 걱정되는 마음에 밤잠을 설치시다 결국 지인분들께 전화를 돌리셨다고 합니다.
"내일 반찬 봉사를 해야 하는데 일손이 너무 부족해요. 도와줄 수 있을까요?"
두 분의 진심이 통했습니다. 한달음에 달려와 주신 이웃들 덕분에 공유주방은 그 어느 때보다 활기가 넘쳤습니다.
덕분에 걱정했던 조리 과정은 평소보다 훨씬 수월하고 즐겁게 진행되었습니다.
더욱 놀랍고 감사한 일은 이날의 만남이 ‘하루’로 끝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급하게 달려와 앞치마를 둘렀던 이웃분들이 봉사 내내 웃음꽃을 피우시더니, “이렇게 좋은 일인 줄 몰랐어요. 앞으로도 계속 함께하고 싶어요.”라며 그 자리에서 나눔·보듬봉사회의 신입 회원으로 가입해 주셨습니다.
위기가 오히려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는 기회로 바뀐 순간이었습니다.
이날의 메뉴는 쌀쌀한 날씨에 제격인 아욱된장국과 든든한 소불고기, 그리고 소화가 잘되는 무나물이었습니다. 걱정했던 마음이 무색할 만큼, 많은 분의 정성이 더해져 더욱 맛깔스러운 반찬이 완성되었습니다.


조리를 마친 후에는 아주 특별한 점심 식사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어쩌면 올해 다 함께 식사하는 마지막 자리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고강종합사회복지관 최종복 관장님과 고리울청소년센터 신용식 센터장님, 그리고 함께 식사할 수주팀과 고리울청소년센터 직원 분들이 모두 모여 봉사자분들과 둘러앉았습니다.
"지역사회의 지원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 이웃들에게,
여러분 덕분에 따뜻한 식사를 전할 수 있어 정말 다행이고 감사합니다."
최종복 관장님께서는 봉사자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셨습니다.
장소를 내어주신 고리울청소년센터 센터장님께서도 한 마디 하셨습니다.
"잘 쓰이지 않던 공유주방이 주민 여러분의 온기로 채워지는 걸 보니 참 기쁩니다.
내년에는 더 편리하게 요리하실 수 있도록 시설도 개선해 놓겠습니다."
두 분의 응원에 힘을 얻은 회장님은 "앞으로도 힘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환한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식사 후에는 봉사자분들의 언 몸을 녹여줄 따뜻하고 달콤한 음료가 도착했습니다. 이번에도 잊지 않고 후원해 주신 카페달눈 사장님 덕분입니다. 봉사자분들의 노고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 모여, 봉사 현장은 난로보다 더 훈훈했습니다.
많은 분의 노력으로 이날의 반찬은, 우리 마을 어르신들의 저녁 밥상에 따뜻한 온기로 전달되었습니다. 이제 나눔·보듬봉사회는 올해의 마지막 활동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다음 만남인 12월 17일에는 동지를 앞두고 '팥죽'을 쑬 예정입니다. 회장님과 봉사자님들은 "올해 큰 도움을 받은 '호도스'가 올해도 바자회를 준비하고 계시니 그곳에 전달드리고 싶다.”며 벌써부터 설레는 계획을 세우고 계십니다.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극복한 덕분에 더 크게 성장하게 된 나눔·보듬봉사회.
앞으로도 나눔·보듬봉사회의 따뜻한 여정을 계속 지켜봐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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