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행사가 끝난 후, 한 어르신께서 청소년 봉사단이 텃밭을 가꾸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시고, 어르신께선 텃밭에 대한 로망을 이야기하시면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내가 꼭 한 번 텃밭을 가서 작물을 캐고 싶었는데~ 나 좀 데려가줘~"
누군가는 그 말을 듣고 그렇구나 하며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청소년 봉사단은 어르신의 말 한마디를 허투루 듣지 않습니다. 어르신의 말씀에 곧바로 텃밭에 어르신들을 초대하셨습니다.
"평소 같으면 집에만 있는데 이렇게 여기저기 가니까 좋네~"
"저번에 같이 음식 나눠먹었던 그 친구들이랑 하는 거죠?"
"영진(가명) 이도 온대요? 나는 그 친구가 제일 좋던데~"
나갈 일이 없어 집에서 하루를 보내던 어르신들께서 나갈 일이 생기니 얼굴에 생기가 돌고 미소가 지어집니다. 짝꿍 친구와 친분이 쌓이고 난 뒤에는 그 친구가 오늘은 오는지 기다리는 분도 계십니다.예전 생각도 나고 청소년 봉사단 친구들을 만날 생각에 들뜨는 어르신들입니다.

텃밭을 공유해 주시는 선생님의 말씀을 경청하며 주의사항과 안내사항을 들었습니다. 고구마를 캐기 전 단체사진을 찍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캐야 할 고구마는 두 고랑! 과연 누가 고구마를 제일 많이 캘까요?

시작하기 무섭게 다들 호미로 고구마 줄기를 걷어내기 시작합니다. 어르신들께선 능숙하게 고구마 줄기를 걷어내는데요, 친구들에게 어떻게 걷어야 잘 걷히는지 몸소 보여주십니다.
"이 고구마 줄기도 나중에 가져가야겠네~"
"이야 크기면 꽤 나오겠는데?"
"우와 엄청 큰 고구마예요!"
고구마 줄기를 걷어내고 본격적으로 호미로 흙을 파내자 고구마들이 하나 둘 얼굴을 내밉니다. 그중에서 크기가 꽤 큰 고구마를 캔 한 친구가 큰 소리로 이야기합니다. 그러자 시선은 한 곳에 모이고 이윽고 청소년 친구들의 눈에 불이 켜져 너도나도 큰 고구마를 캐려고 열심히 흙을 파냅니다.




한 봉지, 두 봉지, 세 봉지...




여러 명이 달려드니 순식간에 고랑 하나가 깨끗해지고 옆에는 고구마 줄기와 캐낸 고구마들이 수북하게 쌓여있습니다. 곧 수레를 가져와 한가득 고구마를 담고 작은 비닐봉지들을 담아 한 사람 당 두 봉지씩 열심히 나르기 시작합니다.
"우와 굼벵이다!"
"여기 달팽이도 있어!"
자연에서만 볼 수 있는 생명체들. 그것들조차 청소년 봉사단 친구들은 새롭기만 합니다. 곤충 박사인 친구가 이것 어떤 곤충인지 이야기하면서 이야기 꽃을 피웁니다. 어르신들도 자주 본 곤충 이야기를 하시며 밭에서 봤던 생명체 이야기를 합니다.
고구마에 한창 몰입하고 있을 때 비닐을 걷고 걷은 고구마 줄기를 본 어르신들께서는 연한 고구마 줄기를 가져가고 싶으셔서 자리를 잡고 한창 줄기를 고르고 계십니다. 친구들은 고구마에, 어르신들은 고구마 줄기에 열심히네요.


고구마 줄기가 많아서 한 봉지는 가져가라고 손에 쥐어주며, 결국 고구마 캐기가 끝났습니다. 허리를 세우며 으쌰 힘들어 하지만 수확한 고구마를 보니 다들 뿌듯해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우와 엄청 많이 캤네요?"
"생각보다 흙에 많이 숨어있네!"
"이게 다 몇 킬로야?"


이게 다 고구마라면 믿기시나요? 한 봉지당 6kg 정도로 맞춰서 큰 고구마, 작은 고구마 다양하게 넣었습니다. 양이 많아서 다들 한 봉지씩 들고 가도 고구마가 남아 나머지 고구마는 복지관에 필요한 분들에게 나눠드리려고 합니다.

몸은 피곤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먹는 먹거리의 소중함, 농작물이 자라길 기다리는 마음, 그걸 수확하는 기쁨까지. 다양한 경험을 통해 느끼고 배운 것들이 우리 마음속 추억으로 남을 것이라는 것을.
다음에는 또 어떤 만남을 가질까요? 어르신? 봉사단 친구들? 아마도 모두를 위한 만남이지 않을까요? 다음에는 더 많이 얼굴을 뵈면 좋겠네요.
다음에 또 만나요~!!
-사회복지사 백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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