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까치울팀 김민정입니다.
저희 까치울팀은 마을 내에서 찾아가 주민분들을 만나뵙고,
그 마을 내 관계망 속에서 당사자의 자립과 성장을 돕는 마을사례관리를 진행 중입니다.
마을사례관리는 짧으면 6개월, 길게는 1년을 넘게 당사자분과 만나고 소통하며 함께 목표를 정하고 실천하는 중장기 활동인데요.
저와 작년부터 만남을 이어가고 계신 박OO 선생님께서는
와상생활 중인 배우자 간병을 도맡아하시며 가정에서 긴 시간을 보내는 당사자 분이십니다.
시급했던 에어컨 설치와 같은 서비스 지원부터 시작해 현무장애인자립센터를 통해 식사 지원,
대학생 활동가를 통한 마을 상담,
담당자와 함께하는 카페 나들이 등 1년이 넘는 시간을 저와 동행해주시고 계십니다.
담당자 여름휴가 일정 전 미리 가정에 방문했지만, 잠시 자리를 비우셔서 전화로 안내를 드렸습니다.
"선생님~ 제가 다음 주 월요일까지 자리를 비울 것 같아요. 혹시 급한 일 생기시면 연락주세요!"
.
"그럼 지금은 시간 안되나? 아니면 퇴근하고 나서라도. 내가 밥 한끼 사주고 싶은데."
당일은 외부일정이 연달아 있어 휴가를 잘 보내고 다시 연락을 드리겠다고 전했었는데요.
점심식사 일정을 조율해 그 다음주인 8월 29일 점심식사를 함께했습니다.
특별 게스트로 복지관의 행복마중팀 이순덕팀장님께서도 함께해주셨습니다.
작년 상담에도 함께 동행해주시며 여러 슈퍼비전을 주셨던 터라
당사자분께서도 기억하고 계시기에 감사의 의미로 자리를 함께했습니다.
점심식사 장소는 작동의 유명한 맛집 '전장군'으로 정했는데요.
장소 또한 당사자분께서 "고기가 먹고 싶다."고 해주셨던 말이 생각나 함께 정했습니다.
배우자 간병으로 짧은 외출도 힘들어하셨지만, 함께 카페 나들이도 하고, 산책도 시작하시며
조금씩 가정 밖에서의 시간도 용기내 시작하셨습니다.
오늘의 점심식사 나들이 또한 얼마만의 외식인지 모르겠다며 즐거워하시는 모습에 저희까지 들뜬 식사시간이었습니다.
"진짜 나 오늘 엄청 잘 먹네. 이렇게 잘 먹어본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나요."
"음식도 너무 맛있고, 여기 이런 식당이 있는 것도 처음 알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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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함께한 1년이 훌쩍 넘는 시간에 대한 회포도 나누었습니다.
"이런 말은 좀 그렇지만, 정말 내 자식보다 나를 더 챙겨주니까 너무 고맙죠. 이제는 선생님 전화만 기다리고 있어요."
"그래도 나같은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먼저 전화를 거는 것도 시간 뺏을까봐 미안하고, 부담주기도 싫고.
그래서 티는 잘 못내지만, 전화가 울리면 이야! 전화왔다! 이렇게 혼자 좋아하고 그래요."
괜찮으니 언제든 연락주셔라 저도 더 연락을 잘 드리겠다 말하지만, 하루 종일 안 울리는 전화기가 야속할 때도 있다고 말씀하시는 선생님을 보면서 더 자주 연락을 드려야겠다고 다시금 생각하게 됐습니다.
저희 복지관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진행되는 카페 데이지에서 2차 티타임을 가졌습니다.
작년 원예 프로그램부터 올해 하반기 계획 중인 사회적 고립가구 발굴 사업까지
카페 데이지 내에서 함께 진행될 예정이라는 점을 안내드리며 공간을 미리 둘러보실 수 있도록 해당 장소로 선정했는데요.
따뜻하고 포근한 분위기에 선생님께서도 아주 맘에 들어 하셨습니다.😄
카페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저희도 배우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저도 살아보니까 이제야 깨닫는게 있어요.
사람 관계는 조금만 틀어진 채로 방치해도 금방 이끼가 끼고 물이 고여서 썩어버려요.
먼저 미안하다. 고맙다. 이야기하는게 제일 중요하죠."
"저는 아무리 나이가 젊은 사람이라도 절대 반말하지 않아요. 내가 이 사람한테 하는 만큼 나한테도 돌아오니까.
사람을 언제나 존중하면서 대해야돼요. 그러면 나한테도 절대 욕은 안돌아와요."
저희에게도 꼭 새기며 살았으면 한다며 소중히 전해주신 그 마음에 유독 더 기억에 오래 남을 한마디인 것 같습니다.
"저희도 어르신께 많이 배우고 가네요. 젊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 또 제가 할 수 있는 일,
어르신께서 하실 수 있는 일이 모두 다르고 그 역할이 있어서 잘 돌아가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이런 지혜 많이 전해주세요."
마을사례관리는 이처럼 일방향적인 관계가 아닌 함께 상호작용하고 그 관계를 마을에서 확장하며,
서로를 향하는 화살표가 더욱 많아지도록 하는 일 같습니다.
마음 속 첫번째 화살표를 저에게 내어주신 박OO 선생님께 감사인사를 드리며 또 마을에서 웃는 얼굴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전해주신 마음은 잘 전달받은 후 식사 및 다과 비용은 복지관에서 부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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