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까치울팀 윤유정 사회복지사입니다 :)
매미 소리가 울리기 시작한 7월, 본격적인 한여름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여름 하면 떠오르는 제철 음식들 중 요즘같이 지치기 쉬운 날씨엔 입맛을 돋우는 시원한 열무김치가 생각납니다.
우리 지역에는 각자의 색으로 빛나는 모임, ‘무지개 청춘’이 있습니다. 발달장애인 당사자들로 구성된 자조모임으로 참여자들은 스스로 의견을 내고 계획하며 주도적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3개월 전 타임뱅크 교육과 자산조사를 통해 ‘오월애’ 모임 선생님들의 재능이 소개되었고 무지개 청춘 청년들은 “열무김치를 함께 담그고 나누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습니다.
이에 따라 2025년 상반기 마지막 오월애 모임 활동은 무지개 청춘과 함께하는 특별한 시간으로 마련되었습니다. 열무김치를 직접 담그고 이를 활용해 열무국수를 만들어 나누는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활동은 단순한 요리 수업을 넘어 장보기부터 국수 완성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하는 구조로 진행되었습니다.
첫 만남은 마트에서 이뤄졌습니다. 약간의 어색함 속에서 인사를 나눈 뒤 누구는 열무 상태를 유심히 살피고 또 누구는 고춧가루를 비교하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열무는 줄기가 얇은게 맛있어요.”
“고춧가루는 국산으로 해야 맛도 더 있어요. 여기에 홍고추도 믹서기로 갈아서 넣으면 색이 참 예뻐져요.”
장보기를 마친 뒤에는 큰사랑교회에 모여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무더운 날씨였지만 땀을 식히며 자연스럽게 자기소개가 이어졌습니다.
“저는 미모를 담당하는 기선생이라고 불러줘요.”
“저는 오월애 모임의 청일점, 나무꾼 윤선생입니다.”
“안녕하세요. 제 별명은 왕만두예요!”
인사를 마친 뒤에는 자연스럽게 역할을 나누어 열무를 삼등분하고 파, 마늘, 생강도 함께 손질했습니다. 청년들은 곁에서 돕는 손길 없이도 척척 잘 해냈습니다.
“너무 잘하네~ 집에서 엄마 많이 도와준 솜씨 같은데요?”
“우리 없어도 잘하겠네~ 그래도 같이 하니까 더 재밌죠?”
손질된 열무는 깨끗하게 씻어 소금에 절였고, 절이는 동안 양념 만들기에 들어갔습니다.
열무 장인 조선생님은 직접 가져온 믹서기로 새우젓, 생강, 감자풀, 홍고추, 액젓, 배 등 재료를 넣어 감칠맛 나는 양념을 뚝딱 만들어냈습니다.
다른 선생님들은 삶은 제철 햇감자를 간식으로 나누며 웃음꽃을 피웠습니다.
“달달 짭짤하니까 맛있어요~”
열무가 알맞게 절여지자 양념을 넣고 정성스럽게 버무렸습니다.
“아유~ 그렇게 누르면 풀내 나요! 아기 궁디 다루듯 살살~”
완성된 열무김치는 이웃과 나누기 위해 통에 담아 정갈하게 포장했습니다.
그사이 청년들은 국수를 삶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국수 삶는 거 제일 잘해요!”
“가스레인지 앞은 더우니까 동치미 육수 준비할게요~”
뜨거운 여름날 시원한 열무국수 한 그릇은 그 자체로 훌륭한 음식이자 모두에게 주어진 보상이었습니다.
“선생님 열무김치 너무 맛있어요!”
“이거 혼자 할 수 있을까요?”
이번 타임뱅크 활동은 단순히 요리 방법을 전달하는 시간이 아닌 상호작용과 협력을 중심으로 한 공동 경험이었습니다.
중장년 오월애 모임은 자신의 삶의 기술을 나누고 무지개 청춘은 그 기술을 함께 배우며 지역사회 이웃과 관계를 맺는 귀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서로를 ‘동료 시민’으로 마주하며 함께한 이 시간은 모두에게 깊은 의미와 따뜻한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오월애 모임은 잠시 여름방학을 가진 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9월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이렇게 상반기 활동을 뜻깊게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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