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따뜻한 봄날
동네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놀 생각에 골목 모퉁이를 뛰어 돌면
동네 할아버지가 “아무개 어디 가니? 다칠라~ 천천히 뛰렴~.” 하며 정겹게 부르시던 그 시절
처럼, 골목 사이 벚꽃이 만개하고 파란 하늘 사이로 색가락지하란 듯 전봇줄이 가로지른
고강동의 하늘.
복지관 앞은 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로 분주하기만 한데 그 옛날 추억 속의 하루마냥
동네 할아버지와 동네 꼬마 녀석들의 웃음소리와 재잘거림이 들려옵니다.
“할아버지, 할아버지, 강아지 이름이 뭐예요? ”
“사랑이~”
“할아버지, 할아버지~ 사랑이는 몇 살 이예요?”
“다섯 살~너는 이름이 뭐니?”
“저는 선우예요, 선! 우! 안선우요. 태권도 다녀요. 품띠예요.
사랑아~ 나는 10살이야.~ ”
그중 제일 형아라며 3학년 선우는 동생들을 데리고 할아버지에게
“ 차렷, 열중~셧! 차렷! 할아버지께 인사! 안녕하세요~”
라며 동생들을 데리고 인사를 합니다.
혼자 사시는 이영복 어르신은 손주들 보듯 환한 웃음을 지으십니다.
오늘은 인근 고리울청소년센터 ‘ 꾸마 ’ 와 함께 기후행동프로젝트
「4월 고강동 플로깅하깅 –담배꽁초 줍깅-」 이 있는 날입니다.
이영복 어르신은 작년까지만 해도 어려움이 많으셔서 사례관리팀에서 도움을 드리던 당사자 이셨지만
이제 마을 안에서 관계를 통해 일상을 회복하시면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시고, 이제는 봉사활동까지 하시고 계십니다.
함께 참석하고 있는 안선우 어린이또한 사례관리 당사자 가정의 자녀이지만 어머니를 비롯한 누나까지 마을 안에서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나가며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 가고 있는 가정의 자녀랍니다.
“ 할아버지 안 힘드세요? ”
“ 하나도 안 힘들어. 운동도 되고 너무 좋네. 사랑이도 산책도 하고 동네 구경도 하고 좋아 ”
“ 할아버지 사랑이가 너무 착해요. 다음에 사랑이랑 놀아도 되요? ”
“ 날씨 따뜻해지면 복지관 앞으로 산책 자주 갈 거니까 복지관 앞에서 만나지 뭐~ ”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어머니랑 누나랑만 같이 살고 있는 선우에게는 동네에 아는 할어버지가 생긴 것도
신나고, 할아버지의 반려견 사랑이를 사귄 것도 신나는 것 같아 보입니다.
2시간 동안 동네를 돌며 열심히 쓰레기와 담배꽁초를 줍다 보니 어느새 쓰레기가 한가득 모였습니다.
“ 동네에 이렇게 담배꽁초가 많이 버려져 있다니...., 담배 끊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 ”
2022년 어르신과 처음 만나뵈었을 때 어지러움으로 자주 쓰러져 목발을 딛고 복지관을 찾아오셨을 때가
떠올랐습니다. 부천성모병원의 도움으로 뇌 검사와 수술로 건강을 되찾으셨지만, 그래도 건강을 계속해서
유지하기 위해 금연을 약속하셨는데, 정말 실천으로 옮기시고 끝내 금연에 성공하셨었지요.
그때를 떠올리며 고마웠다는 인사를 건네시는 어르신을 뵈며, 금연을 실천하시고 지금까지 건강을 유지하며
봉사까지 참여하시는 어르신을 뵈니 사회복지사로서의 제가 더 감사함을 느낌니다.
“ 할아버지, 할아버지, 이것 보세요~ 여기 꽃밭도 있어요. 예쁘지요 ”
쓰레기 더미 옆에 예쁘게 작은 화단을 만들어 놓은 주민분의 센스에 줍깅에 참여하던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 감탄사를 연발합니다.
모여진 쓰레기와 담배꽁초를 보고 지나가던 주민분이 말씀하시네요.
“ 아휴, 담배꽁초가 이리 많아요?! 고생했네요. 학생들 고생했어~. 쓰레기 분리를 잘 해야겠어요 ”
줍깅에 참여한 동네아이들도 한마디씩 하네요.
“ 어른들은 담배를 왜 피우는 걸까?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우리도 쓰레기 분리수거 잘하자~ ”
쓰레기를 보니 각자 생각이 많아지나 봅니다.
줍깅 활동을 마치면서 꼬마 녀석이 말합니다.
“ 할아버지 다음에도 사랑이랑 또 쓰레기 주우러 가요~ ”
“ 그래, 다음에도 같이 하자~ ”
이렇게 동네 꼬마 선우의 줍깅 활동은 동네 할아버지와 반려견 사랑이와의 즐거운 추억으로 기억되길
바라며, 5월에도 동네 꼬마 선우와 동네 할아버지의 만남이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이순덕 사회복지사-
'마을이야기 > 이모저모(사진 및 동영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례관리] 2기 & 3기 준사례관리자 활동을 시작하다 (0) | 2024.05.31 |
---|---|
[사례관리] 4월 내부통합사례회의 진행 (0) | 2024.04.17 |
[욕구조사] 지역주민 복지욕구조사 보고회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0) | 2024.04.05 |
[사례관리] 후원자님의 따뜻한 마음을 전달했어요~ (0) | 2024.04.02 |
[사례관리] 사랑과 나눔이 있는 “위드 오정 Love & Share 저소득층 의료지원” 업무 협약 (0) | 2024.03.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