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1동의 저녁을 보고 싶어요!”
홍유희 사회복지사는 지역의 저녁의 모습은 다를 것이라며, 야간시간 대의 동네 모습을 둘러보자고 제안합니다.
각자의 하루일과를 살펴보면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 이상 비슷한 활동을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요일별, 시간대별, 날짜별로 우리는 보통 고정적인 활동을 계획하고 움직입니다. 여러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지역사회도 시간에 따라 혹은 공간에 따라 고정적으로 매번 달라지는 모습들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근무시간은 09시~18시입니다. 야근하는 경우는 거의 사무실에 있거나 지역행사 등의 일정으로 근무하게됩니다. 주5일제이기 때문에 보통 주말에는 쉽니다. 그래서 사회복지사들이 지역사회를 경험하는 시간 대는 주간 시간대로 고정되기 때문에 다른 시간대의 모습들은 경험하기 힘들지요!
그래서 저는 우리가 특별하게 노력하지 않으면 보지 못하는 지역사회 모습을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평소에 보지 못했던 풍경, 사람, 지역사회의 변화를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딧불이사업
우리 복지관에서는 2016년, 2017년 그리고 2019년에 세 차례에 걸쳐 반딧불이 사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이 사업은 야간에 어두운 장소에 태양광 LED조명 장치를 설치하여 치안예방과 안심귀가길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우리는 이번 야간지역탐방에서 우리가 설치한 조명이 잘 작동하고 있는지, 주민들의 생각은 어떠한지 알아보았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설치구역 정보에 따라 설치 장소를 재확인하고 작동여부를 확인합니다. 환하게 켜져 있는 곳도 있고 꺼져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꺼져있을 경우 별도로 체크합니다. 초반에는 고장난 줄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조명장치를 켜고 끌 수 있는 버튼이 있음을 알게되고 눌러보니 작동합니다. 아마도 1층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너무 밝은 불빛때문에 일부러 꺼둘수도 있겠다는생각을 합니다. 반딧불이 조명에 대한 주민들의 개별적인 의견을 들어봐야겠습니다. 야간 지역탐방을 하다가 만난 지역주민분들께 조명에 대해 물으니, 대부분 긍정적인 답변을 줍니다. 특히나 30년 이상된 노후빌라들이 많고 건물 간의 통로가 매우 어두우니 나쁜 일이 날까 겁이 난다고 합니다. 작동되지 않던 조명은 주민들께 작동 버튼을 알려줍니다. 혹시나 1층 주민들의 불편함이 발생할 수 있으니, 같이 이야기해 보시고 원만한 협의에 이르면 사용하시라고 말씀드립니다.
1차 사업(2018년)때 설치한 조명의 상태도 확인합니다. 대부분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확인하였고, 한두개는 건전지의 방전때문인지 작동하지 않아서 기록을 해둡니다.
재건축
요즘 고강동은 재건축 바람이 불었습니다. 오래된 빌라 곳곳에 재건축 추진을 위한 총회 진행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습니다. 이미 지난 몇년동안 많은 빌라들이 재건축되었습니다. 오늘 만난 오래된 빌라에 거주하는 지역주민분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지금 사는 집에는 6년정도 살았고 그전에는 저 건너편 집(현재는 재건축이 된 건물)이 짓기 전에 있던 집에서 살다가 이사왔죠. 지금 살고 있는 집도 재건축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
당장 제가 알고 지내는 지역주민들도 그렇지만, 오늘 만난 분도 재건축으로 인해 이사갈 집을 알아봐야하는 지역주민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주차난
지역주민분과 인터뷰를 하는 도중 갑자기 지나가는 아저씨에게 말을 합니다.
“어디 사시는 분이에요?”
“저기 ~ 땡땡빌라 1동인데요”
“아니 거기 사시면서 여기다가 주차하면 어떡해요?”
여기는 낮에 다니면 차가 없어서 도로가 한산하지만 야간에는 차들로 도로가 꽉 막힐 정도로 많습니다. 지역주민들은 주차문제 때문에 갈등을 빚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다른 곳으로 옮겨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경인고속도로 변에 있는 주차구역)
“저기는 여기사는 사람들 차가 하나도 없어요. 다 타지역사람들이 차를 대놓은거에요. 그래서 내가 거주자우선주차구역으로 지정해달라고 민원 넣어놨어요.”
고질적인 주차난 문제는 풀기 힘든 숙제 같습니다.
쓰레기 문제
다세대주택과 빌라들이 밀집된 곳이다보니 별도의 쓰레기 수거함이 없습니다. 특정 구역에 한해서 주민들이 쓰레기를 버리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빌라 사이사이에는 담배꽁초가 많습니다. 쓰레기의 양이 많다보니 별도의 수거함을 설치해도 한계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 별도의 공용공간이 없다보니 누군가의 집 앞에 쓰레기를 버려야하는 문제도 있겠습니다.
우리가 만난 사람들
꽃을 가꾸는 어머니
이야기를 나누다가 집 앞에 펼쳐져 있는 화분들을 가리키시면서 자신이 키우는 꽃들이라고 합니다. 자격증도 따고 취미로 가꾸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저런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 자기계발도 하고 직업으로도 갖고 싶다고 말씀하십니다.
배움을 찾는 어르신
이제 어느정도 나이가 차니 노인들이 배우는 것들을 배우고 싶은데 마땅치 않다고 합니다.고강종합사회복지관까지 가기에는 거리가 멀다고 합니다. 작년에 우리가 고강1주민지원센터에서 진행한 웰다잉교육은 하는지 몰랐다고 합니다. 동네에서 하고 있는 행사나 교육들이 뭐가 있는지 모르겠다합니다. 스마트폰을 쓰고 계시기에 우리는 카카오톡에 복지관 계정을 친구추가 해드렸습니다. 이번에 어르신 교육프로그램 운영하니 꼭 신청하시라 말씀드렸습니다.
지역사회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
김현주 돌봄활동가
집 앞에서 물건을 정리하는 분이 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김현주 활동가입니다.
김현주 활동가는 우리 복지관에서 커뮤니티케어 돌봄활동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고강1동에 거주하시는 김현주님은 통장으로 활동할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 제가 아는 분들은 애매한 분들이 많아요!(법정저소득에 해당되지 않는 분들)
그래서 복지관에 말하기도 뭐하기도 하고 그래요.”
네 맞습니다. 복지관의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서비스들도 여러 조건이 붙다보니 서비스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참여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현옥 통장
이현옥 통장님은 마트를 운영하시면서 지역사회의 크고 작은 일들을 확인하고 참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 신청 때문에 동네에 홍보도 하고 신청하는 방법을 알려주려고 가게에 홍보지도 붙이고, 주민들에게 정보를 알려주기도 합니다. 오늘은 가게 건너편에도 설치되어 있는 LED등 이야기를 했습니다.
“여기는 너무 어두워서 범죄도 많이 일어나기도 했고 주민들도 무서워해요.
지금보다도 더 많은 등이 설치되었으면 좋겠어요. 저기에 있는 태양열 가로등(부천시에서 설치한 대형 태양열 가로등)은 설치된지 얼마 안됬는데 벌써 저렇게 고장났어요.
그래서 고쳐달라고 말해놨어요.”
실제로 이 곳은 많이 어두운 곳입니다. 가게도 많이 없어 유동인구도 적습니다. 반닷불이사업은 현재 상태에서는 종료된지라 당장에 설치가 어렵단 말씀을 드렸습니다.
우리가 생각할만한 것들.
야간에 돌아다닌만큼 LED조명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추가로 더 많은 조명등을 설치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지속적인 관리를 위한 주민참여 방법에 대해 생각합니다. 간단한 건전지 교체 작업만으로도 오랫동안 활용할 수 있기에 설치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신다면 좋겠습니다.
대형 태양열 가로등을 고치는 문제는 통장님과 함께 관련부처에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재건축으로 인한 주민들의 주거에 대한 고민이 많아질 수 있겠습니다. 주거복지와 관련한 정보제공을 검토해봐야겠습니다. 고강1동뿐만 아니라 고강본동 그리고 근처의 원종동 지역도 포함되는 문제일 것입니다.
주차문제는 참 어렵습니다. 우선 통장님께서 거주자우선주차구역을 신청했다고 하니 결과를 기다려봐야겠습니다. 주차문제에 대한 주민갈등도 많을 것입니다. 주차문제는 당장에 해결할 수 없어도 주민간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에 대해 생각합니다.
그 밖의 새로운 인연들, 수주어린이공원 친구들
지난 주에 함께 놀이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친구를 만났습니다. 우리를 알고 먼저 인사를 해줍니다.
"이 시간에 집에 안들어가고 왜 여기있어?"
"집에 가면 심심해요~ 게임도 안하니까 할게 없어요."
옆에 있는 친구는 탁구선수라고 합니다. 세계 선수권3위라고 합니다.
복지관에 탁구대가 있으니 놀러오라고 말합니다. 좋다고 합니다.
고3친구들을 만났습니다. 3명 중 1명만 동네 주민이고 나머지 친구들은 다른 동네에서 왔다고 합니다.
홍유희사회복지사는 눈치를 보더니
"너 이친구 좋아하지?"
친구는 당황합니다.
다른 동네에 산다던 한 친구가 이 곳에 사는 친구를 좋하는 것이 맞다고 하네요. 방해하지 않고 슬며시 빠져나옵니다.
- 수주팀 강은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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