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까치울팀 이선미입니다.
작동 은데미 공원에서 중장년 남성분들을 만나던 중, 상담을 요청하신 분이 계셨습니다.
작동과 복지관이 있는 고강동은 거리가 있어 제가 가겠다고 말씀드려도 한사코 복지관으로 오시겠다고 말씀하신 선생님! 그렇게 선생님과 도서관 동아리실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오시는데 힘드시진 않으셨어요?”
“여기 내가 잘 알아요. 솔로몬교회 근처에 오래 거주했어요.”
여월동으로 이사오신지는 7-8년 되셨다고 이야기하십니다.
“스마트폰을 배우고 싶은데.. 공원에 있는 원종 나누림 방은 사람이 너무 많아요. 아까 얼핏 복지관에서는 진행한다는 거 같아서, 여기서라도 배우고 싶어요."
“선생님! 혹시 여월휴먼시아 아파트 아세요? 거기 1단지에서 매주 목요일마다 스마트폰 알려드리고 있어요."
“내가 바로 그 뒤에 사는데 거기서 하면 나는 더 좋지!”
스마트폰을 배우고 싶으셔서 찾아오셨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선생님이 하시는 일에 대해 듣게 되었습니다.
몸이 불편하신 선생님은 현재 장애인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부천에 장애인 단체가 11개 있는데, 경기도신체장애인복지회 부친시지부에 속해 장애인을 돕는 일을 하고 계십니다.
"스마트폰을 배우고 싶은 것도, 내가 만나는 장애인들이 많다 보니 나에게 스마트폰에 대해 많이 물어봐요.
그런데 나도 할 줄 아는 게 전화를 받는 거, 끊는 거, 카톡 하는 거 그 정도뿐이라 한정적이니 그때그때 답변을 못해줄 때가 많아요.
내가 스마트폰을 제대로 배우면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것이 많아집니다."
짝짝짝짝. 박수가 절로 나왔습니다.
"선생님 너무 멋있으세요!"
장애인들의 어떤 일을 돕고 계신지 여쭈었습니다.
"휠체어나 스쿠터가 고장 나면 봐주기도 하고.. 업자를 불러서 연결해주기도 하고, 심부름도 하고, 장도 봐주고 그래요 ^^.. 일상에 꼭 필요한 일을 옆에서 도와주고 있죠. "
"사람들이 배우는 것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모르니까 두려워해요. 배움의 열정보다 두려움이 앞서요. 무시받을까 봐 그렇기도 하고…
그래서 자기를 드러내지 않는데, 장애인들은 더 그런 거 같아요.
자기를 드러내지 않다 보면 수렁에 빠지고 그 수렁에서 나오기 어려워요."
"요금제가 낮은 걸 쓰는 사람은 데이터가 없어서 메신저 등을 접할 기회가 없으니 더 어색해하기도 하고요."
선생님을 통해 선생님과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장애인 돕는 활동을 한 지 20년 정도 됐어요.. 공식적으로 한 건 15년 정도 됐고요. 처음에는 사람들이 많이 비웃었어요. 무슨 장애인이 장애인을 돌보냐고… 자기 몸이나 챙기라고요.
요즘에는 절 찾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어요."
"저도 제가 이런 활동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내 몸이 이렇게 될 줄 모르고..
갑자기 몸이 이렇게 되어 처음엔 많이 힘들었어요. 장애인으로 사는 삶에 의미를 느끼지 못했죠.
장애인이 되고 보니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어요. 문득 옆을 보니 다른 사람들도 나와 똑같은 불편함을 겪고 있다는 걸 알았죠. 그때 결심했어요. 나 혼자가 아닌 같이 살아보자. 그렇게 삶의 의미를 찾아간 것 같아요."
선생님이 만나시는 장애인 분들이 450여 명이라고 하십니다.
고강동, 작동, 원종동, 여월동, 중동, 옥길동 구석구석 장애인들이 계신 곳에 전동 휠체어로 찾아뵙고 이야기 나누고, 필요한 일을 거들어 드리고 계셨습니다.
고강1동에 거주하시는 주민 분을 사례 의뢰해주시기도 하셨습니다.
선생님의 귀한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을에 널리 알리고 격려해드리고, 함께 해야 할 선한 이야기들입니다.
오늘 나눈 이야기 중 일부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어도 될지 여쭈어 보았습니다.
흔쾌히 알겠다고 말씀해 주시고, 이야기를 들어준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말씀하시는 선생님.
앞으로 복지관에서 선생님이 하시는 일에 작은 보탬이 되면 좋겠습니다.
매주 목요일, '무엇이든 배워보자' 프로그램을 통해 만나 뵐 정규호 선생님과의 후속 이야기도 기대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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