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고리울2팀 김소정사회복지사 입니다.
오늘은 은행단지 주민만나기 가는 날, 유난히 하늘이 어둡다 싶더니 이내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야외 활동이 어려워져 고심하던 찰나, 이은숙 통장님께서
"오늘은 안산골 경로당으로 가보는 게 어때요?"
제안을 주셔서 은행단지에 위치한 안산골 경로당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조심스레 문을 열자, 어르신들이 생각보다 많이 계셨습니다.
마침 어르신복지관 연계 체조 프로그램이 있는 날이기도 했고,
오랜만에 사회복지사가 방문한다는 소식에 평소보다 더 많은 어르신이 옹기종기 모여 계셨습니다.



반갑게 인사를 드린 후, 준비해 간 양말목 공예 보따리를 풀었습니다.
어르신들은 예전에 경로당에서 했던 재활용 양말목은 먼지도 나고 안 예뻐서 금방 흥미를 잃으셨었다고 해요.
하지만 오늘 준비한 고운 빛깔의 공예용 양말목을 보시더니 눈이 반짝이셨습니다.
"이건 색깔이 알록달록 참 고우네"
"이것 참 재밌네, 이게 치매 예방이지! 호호호"





체조가 끝난 뒤 다 함께 조물조물 양말목을 만지며 이야기보따리가 또 풀렸습니다.
손근육이 약해 모양 잡기를 어려워하시는 어르신 곁에서는 친구분들이 손을 보탭니다.
뚝딱뚝딱 완성된 네잎클로버, 카네이션 작품을 손에 쥐여드리니 아이처럼 환하게 웃으십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안산골 경로당이 왜 이렇게 따뜻한지 알 것 같았습니다.
회장님의 세심한 보살핌과 어르신들의 애정이 더해져 안산골경로당은 늘 어르신들로
북적이고 비 오는 날, 식사가 끝난 오후 시간에는 품앗이처럼 맛있는 음식을
나눠 드시기도 합니다. 다음 주 금요일에는 돈을 모아 강화도로 봄나들이를 가신다며
소풍 앞둔 아이처럼 설레 하셨지요.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중, 통장님께서 가슴 한편이 묵직해지는 이야기를 꺼내셨습니다.
복지관이나 기관에서 "언제 오겠다" 약속해 놓고 지키지 않아, 어르신들이 하염없이
약속을 기다리다 마음을 닫는 경우가 많았다는 씁쓸한 이야기였습니다.
거창한 약속 대신 한번 씩 들러주기만 해도 어르신들은 참 고마워하신다고..
"어르신들, 제가 언제 꼭 오겠다는 약속은 못 드리지만요... 배고플 때, 심심할 때, 더우거나
추울 때, 그리고 어르신들 보고 싶을 때 언제든 그냥 놀러 와도 될까요?😳"
그 말에 회장님은 손사래를 치며 환하게 웃으셨습니다.
"사회복지사 일하는 시간엔 언제든 열려있으니 맘껏 와! 언제 꼭 오겠다고 하면 우리도
그것만 기다리고 준비하느라 힘든데, 차라리 이렇게 말해주니까 훨씬 편하고 좋네!"
"놀러와~ 놀러와~ 밥먹으러와~😊"
돌아오기 전, 경로당 한구석에 오랜 시간 먼지가 뽀얗게 앉은 트로피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
지난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어르신들이 젊은 날 정답게 활동하며 정성으로 타내셨을 소중한 훈장들이었습니다.
물티슈를 받아 먼지를 닦고, 반짝이게 닦인 트로피 앞에, 오늘 함께 만든 양말목 카네이션을 예쁘게 올려두었습니다.
다음 주 강화도 나들이를 가시기 전, 주민만나기 길에 잠시 또 들를 예정입니다.
거창한 약속은 없지만, 서슴없이 문을 열고 "어르신, 저 왔습니다!" 하고 들어설 수 있는 편안한 사랑방이 생긴 것 같아 돌아오는 발걸음이 참 행복합니다. 🥰 은행단지에서 새로운 주민분들을 만나 또 좋은 추억이 생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