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끝이 찡해지는 겨울이 되면 고강1동 주민들의 마음속에는 기분 좋은 설렘이 피어오릅니다.
벌써 열한 번째를 맞이한 ‘호도스 사랑나눔 바자회&일일찻집’ 날이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사실 올해는 준비하는 마음 한편에 걱정이 컸습니다. 경기가 예전 같지 않아 예년처럼 물품을 후원받기가 쉽지 않았던 탓입니다. 하지만 그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바자회 소식을 들은 마을 주민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옷장 속에 아껴두었던 깨끗한 옷과 잡화들을 한가득 보내주셨기 때문입니다.

청년부터 어르신까지, 우리 마을 사람들이 십시일반 모아준 물건들로 텅 비어있던 매대는 어느새 풍성한 정성으로 가득 채워졌습니다. 이런 따뜻한 마음은 행사 전날부터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내일은 직장에 가야 해서 못 올 것 같아요”라며 미리 연락을 주시고는, 퇴근길에 들러 물건을 미리 구매하거나 후원금을 전하고 가시는 분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덕분에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기도 전이었지만, 저희의 마음은 이미 기분 좋은 온기로 훈훈하게 데워져 있었습니다.


행사 당일에는 이른 아침부터 마칠 때까지 주민들의 발걸음이 쉼 없이 이어졌습니다. 점심시간에는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이며 마을 전체가 잔칫날처럼 들썩였고, 조금 한가한 시간대에도 이웃들의 소소한 방문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올해 행사가 더욱 든든했던 이유는 이웃과 이웃이 서로의 손을 맞잡았기 때문입니다.
매년 행사를 주관해 온 ‘호도스 사랑나눔’ 회원님들 곁에, 올해는 ‘나눔·보듬봉사회’ 회원님들이
든든한 지원군으로 함께해주셨습니다.
“올해는 나눔·보듬봉사회 덕분에 마음도 몸도 참 편하네요!”
지하 행사장 한쪽에서 연신 김이 모락모락 나는 팥죽을 정성껏 퍼드리고, 어지러워진 자리를 묵묵히 정리해 주시는 봉사자님들의 손길 덕분에 호도스 사랑나눔 회원들은 한결 여유 있게 주민들과 눈을 맞추며 안부를 물을 수 있었습니다.


마침 동지를 앞두고 대접한 뜨끈한 팥죽과 커피는 현장에서 최고의 인기였습니다. 기부를 위해 방문하신 주민들도, 물건을 고르느라 분주하던 분들도 팥죽 한 그릇에 추위를 녹이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셨습니다.
북적이던 풍경 속에서 유독 잊지 못할 한 장면이 있었습니다. 지인의 추천으로 처음 행사장을 찾으셨다는 한 남자 어르신이셨습니다. 따뜻한 팥죽과 어묵을 맛있게 드신 어르신은 “잠시 집에 다녀오겠다”며 자리를 비우시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돌아오셨습니다. 그리고는 호도스 사랑나눔 회원 한 분의 손을 꼭 잡고 조용히 봉투 하나를 내미셨습니다.
“사실 1년 동안 기부할 생각으로 조금씩 모아온 돈인데,
오늘 여기 와서 마을을 위해 애쓰는 분들을 보니 ‘여기다’ 싶어서 가져왔어요.”

어르신이 건네주신 그 봉투에는 이웃과 마을을 향한 애정, 그리고 호도스 사랑나눔의 활동에 대한 신뢰가 오롯이 담겨 있었습니다. 소중한 마음을 전해주신 만큼 꼭 필요한 곳에 뜻있게 사용하겠다는 약속을 드리는 회원님의 목소리에도 진심이 가득 실렸습니다.


모든 일정이 끝나고 텅 빈 매대를 정리하는 시간,
몸은 고되지만 회원들의 표정에는 뿌듯함이 가득했습니다.
“주변에서 이맘때만 되면 바자회 언제 하느냐고 먼저 물어봐 주시니 책임감이 들 때도 있지만, 막상 이렇게 북적이는 이웃들을 보면 참 행복하고 재밌어요”라는 한 회원님의 말씀처럼, 이 바자회는 이제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자리를 넘어 겨울이면 기다려지는 고강1동의 축제가 되었습니다.
“물건이 없어 걱정했는데 여러 곳에서 마음을 보태주신 덕분에 올해도 참 풍성했다”며 감사해하시는 회원님들의 대화 속에서, 앞으로도 호도스 사랑나눔과 마을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해나갈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기대보다 더 많은 물품이 주인을 찾아갔고, 예상치 못한 귀한 기부의 손길도 많았습니다.
이번 바자회를 통해 모인 수익금은 내년 한 해 동안 우리 마을 아이들의 꿈을 응원하고,
홀로 계신 어르신들의 든든한 한 끼를 챙기는 데 소중히 사용될 예정입니다.
나눔이 또 다른 나눔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함깨해 주신 모든 부들께 감사드립니다.
호도스 사랑나눔과 수주팀은 내년 12월에도
변함없이 따뜻한 커피와 팥죽을 준비한 채, 호도스 공간에서 여러분을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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